2013. 9. 14.

아빠와 함께 한 여수 나들이, 9월 2013

아빠, 9월 2013

 아빠도, 나도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둘이서 함께 한 여행은 무척 오랜만이다.
기차를 좋아하시는 아빠는 두 눈을 감고 지금, 여기를 즐기신다.















여수, 9월 2013

왜 여수를 가기로 했을까?
가야할 이유는 딱히 없었지만, 낯설고 신선한 상황과 마주하고 싶었다.
조금씩 굳어져가고 있는 내 눈을 풀 수 있는 여행이 필요했다.














여수, 9월 2013

흔히 여행은, 어디론가 떠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눈으로만 한 여행이 아니라 가슴으로 받아들인 여행이라면,
여행이 끝난 후에도 그 여행은 한동안 지속된다.














여수, 9월 2013

시선의 날을 벼리기 위해, 알고 있었던 것들도 모두 잊어버렸다는 생각으로 걷는다.















여수, 9월 2013

나는 사진 찍느라 종종 뒤쳐지고, 아빠의 뒷모습을 많이 본다. 
부서져 내려앉은 햇빛 사이로 당당하게 내딛는 걸음을 보고 안심한다.
아직 건강하시구나.















여수, 9월 2013
















여수, 9월 2013

골목에 깃들어 알뜰살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여수, 9월 2013

그러나 지나치게 큰 규모로 진행되었던 2012 여수 엑스포 현장은  
내가 걸으면서 보았던 여수 주민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일상에서 수용할만한 범위를 넘어선 건물들은 거의 쓰이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주 오래된 일처럼 보이게 하는 구조물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거대한 공허함 사이를 걷는 사람들을 보면서 슬픔을 느꼈다.
서로 어우러지지 못한 비극이었다.















여수, 9월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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