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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9월 2013 |
아빠도, 나도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둘이서 함께 한 여행은 무척 오랜만이다.
기차를 좋아하시는 아빠는 두 눈을 감고 지금, 여기를 즐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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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9월 2013 |
왜 여수를 가기로 했을까?
가야할 이유는 딱히 없었지만, 낯설고 신선한 상황과 마주하고 싶었다.
조금씩 굳어져가고 있는 내 눈을 풀 수 있는 여행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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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9월 2013 |
흔히 여행은, 어디론가 떠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눈으로만 한 여행이 아니라 가슴으로 받아들인 여행이라면,
여행이 끝난 후에도 그 여행은 한동안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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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9월 2013 |
시선의 날을 벼리기 위해, 알고 있었던 것들도 모두 잊어버렸다는 생각으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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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9월 2013 |
나는 사진 찍느라 종종 뒤쳐지고, 아빠의 뒷모습을 많이 본다.
부서져 내려앉은 햇빛 사이로 당당하게 내딛는 걸음을 보고 안심한다.
아직 건강하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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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9월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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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9월 2013 |
골목에 깃들어 알뜰살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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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9월 2013 |
그러나 지나치게 큰 규모로 진행되었던 2012 여수 엑스포 현장은
내가 걸으면서 보았던 여수 주민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일상에서 수용할만한 범위를 넘어선 건물들은 거의 쓰이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일상에서 수용할만한 범위를 넘어선 건물들은 거의 쓰이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주 오래된 일처럼 보이게 하는 구조물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거대한 공허함 사이를 걷는 사람들을 보면서 슬픔을 느꼈다.
서로 어우러지지 못한 비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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